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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산강에세이
글쓴이     정근영 2011-07-29 오후 11:3 (조회 : 1760)
제목     강화도
요즘... 나는 신비의 섬 강화도에 흠뻑 빠졌다.

어떤 연유로 인해 강화도에 자주 들락거리다 보니 이렇게 멋진 섬이 우리나라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강화도에 대해 몰랐던 것은 이 기회에 이해를 돕고...
지겨우면 안 읽도 고만인 강화도에 대해 나름대로 나만의 느낀바를 적어보기로 한다.

강화도는...
삼국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유배나 귀향의 섬으로 이용되어 온 섬이며
폭군의 대명사인 광해군과 연산군도 강화도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우리한테 너무도 잘 알려진 강화도령으로 유명한 철종의 유배지이기도하다
철종은 조선 21대 정조대왕의 서자인 은현군의 둘째 손자인데 끗발 없는 서자의 서열이다.

정조의 적통인 왕자가 없자 기회는 이때다 싶어 서자 계열인 은현군이 손자인 철종의 맏형을 왕으로
세우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발각되어 할배 은현군도 죽고 철종의 형도 죽었다.

서자계열의 집안이 몰살 당했지만 아직 어린 철종은 겨우 목숨을 부지하여
강화도로 유배되어 농사나 짓는 백성으로 전락하여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헌종이 후사없이 죽자 이씨 왕조의 혈통으로 남아있는 건 서출이지만 유일한 철종 뿐이라서
순조의 비 순원왕후의 천거로 인해 조선 24대왕으로 전격 책봉된 것은 다 아시는 사실이다.

지리 여건상 개방과 개혁의 직접적인 요소를 두루 갖춰진 지역이라 프랑스 함대로부터 처음으로
신무기인 함포사격까지 받게되는 외유장각도서로 알려진 병인양요의 수모도 겪었고
우리나라를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시키는 계약을 체결한 강화도조약으로도 유명하다.

서울과 가까운(40km) 우리나라 중심부에 위치 해 있어 우리나라 어느 도시보다
더 발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는 있으나...

이북과 매우 접경해 있어(2km) 군사적인 요소로 인해 활동이 제한되고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말하자면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섬인것이다.

강화도를 더욱 친근감 있게 생각하는것은 천년을 이런 환경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의 다소 배타적인
인심에 매력을 느꼈고 그리고 아직 때 안 묻은 천혜의 자연 경관 그대로인 멋진 경치였다.

관동팔경 도담삼봉이 태종대 팔봉산등 뭐...어디가 좋다하는
분위가 있다는 소문난 곳은 거의 다 가 보았을 정도로 많은 곳을 댕겨봤지만...

내가 원하는 어떤 형이상학적인 멋있는 풍경과 독자적인 개념이 있는 멋진 분위기가 있는
경치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여럿이 시끌벅적 어울려 다니는 것 보다 호젓히 나홀로 분위기 있는 곳을 찾아 다니며
밥을 먹거나 여행을 즐기며 그 무엇을 갈구하고 있었지만 딱히 맘에 드는 곳이 없었는데...

그러던 중...

강화도에도 개발의 붐이 일어 우리회사가 하고 있는 공사현장에 자주 들락 거리는 그 길 몫에
전 세계적으로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그야말로 천혜의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곳을 발견하였다.

찬우물고개 넘어 서해 바다로 이어진 이곳은 우리나라의 여느 경치좋은 곳과
비교도 안될 만큼 멋진 곳이기도 하지만...
강화도령과 양순이의 맺지 못 할 애타는 사랑을 나눈 곳이기도 하다.

양순이는 강화도령 원범이가 평민으로 유배 생활을 할 때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다.
한 남자를 사랑하고 그의 아내가 될 행복한 꿈을 키워가고 있었고 원범 엮시 양순이를 사랑하여
그녀를 아내로 맞아 행복하게 살 것을 둘은 다짐하고 있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양순이는 원범이가 감히 왕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였지만...
운명은 사정없이 둘을 갈라놓고 말았다.

왕으로 전격 발탁된 원범의 앞길을 양순이는 막을수가 없었고
원범 또한...양순이를 놔두고는 가기 싫지만 할 수 없이 갈 수 밖에 없는 한양길에 올랐다.

'꼭 데리러 올게~!!'

눈물이 범벅이된 절규와 같은 원범의 그 말을 믿고 한양으로 떠나는 님을
양순이가 이별의 아픔으로 피 눈물을 흘렸던 그 곳 이기도 하다.

그 날 이후... 한양에서 불과 100리길 밖에 안되는 지척의 강화도를
정책상 얽매여 자유가 없는 철종은 한번도 양순이를 찾지않았다. 아니...찾지 못했을거다.

양순이는... 한양쪽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철종을 그리며 세월을 보내다가 수 년뒤 철종이
죽었다는 비보를 받고 실성한 사람처럼 해가지고 어디론가 떠났다는 후문이 있다.

그러한 이곳에...
금상첨화격으로 그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의 이미지와 아주 잘 맞는 이름을 가진...
아늑하다 못해 황홀해 보이는 카페가 하나 있다.

차가 다니는 큰 길에서는 카페가 잘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좌로 들어가면...
자그마한 산 아래 포근히도 자리 잡고 빨간 양철 채양을 한 그림 같이 이쁜 카페이다.

(그래~!! 너무 멋있어~!!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었나?? 바로 여기얏~!!
도대체 쥔이 누구길래 어떻게 이런곳에 카페를 이래 폼나게 연출할 생각을 했지??ㅎㅎ 를
연발하며 카페 주인의 높은 안목에 경탄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원하고 애타게 찾던 바로 그런 우아한 곳이 업무차 자주가는 강화도에 있다는 것에 너무 반가웠고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에 또한 기쁜 희열까지 맛 보던 터였고.

그 카페를 알고 부터 오가는 길에 자주 들리게 되었고 한가한 날은 일부로 찾아 가
우아하게 커피 한잔 때리며 한참 씩 앉아 풍경에 도취되곤 했었다.

간밤에 내린 비로 어마어마한 낙엽이 지천에 흩날리던 오늘...
할 일이 없지만 깊어가는 가을속에 흠뻑 빠져보고자 우정 그 카페를 찾았는데

50쯤 되 보이는 비교적 얄쌍한 스타일의 여주인이 선뜻 나를 알아보고 으례히 앉곤 했던
창가의 내자리로 안내해 준다.

창가 쪽 자리에 비스듬히 앉아 어울리지도 않게 왠 폼을 저리도 잡는다냐?? 하는 눈초리로 째려보는
카페 여주인의 시선을 느끼며 창 밖의 풍경을 그윽히도 내려다 본다.

돌로 쌓은 이렁 이렁하게 이어진 돌담들 속에 아직도 지붕 개량이 안 된 나즈막한 초가의
빛 바랜 지붕들 틈에 삐딱하게 솟아있는 한 두개의 굴뚝에서는 방금 마실 갔다 돌아 온 아낙이
지폈을 것 같아 보이는 저녁 밥 짓는 소리가 하얗게도 피어 오르고

대추나무 몇 그루 성글지게 자란 둑 밑으로는 농지 개량이 안 되었지만
잘 다듬어진 천수 답 논 몇마지기 정도가 노란 빛을 띄며 구불구불 산 모퉁이 까지 이어져 있고

마니산에서 함허동천 쪽으로 이어 내려오는 산등선에서는 이산 저산 만산홍엽이
엉망진창으로 물들어있는 단풍이 병풍처럼 딱부러지게 둘려 쌓여져 보기만해도 찬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그 산 모퉁이 바로 아래 부터 저 건너편 산자락 끝까지 길게 이어져 맞 닿는 곳에는 서해 바다가
시원스레 끝 없이 펼쳐져 있어 바탕색을 보얗게 칠해 놓고 이산 저산들을 바다에 봉긋히 떠있게 하여
마술을 부린듯 하니...주변의 폼나는 풍경과 더욱 조화를 잘 이루워져 너무도 아름답다.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 보일 것이 없어 보이는 이조 시대 그시절 그 풍경이
고스란히 재현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인위적으로 가꾸고 보존한 것이 아니라
단지 개발이 아직 안되어 옛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으니...

세련되게 개발 된 것 보다 오히려 서정적인 기품이 듬뿍 묻어 나오는 천혜의 아름다운 풍경인
이곳에서 살고 지고를 수없이 반복해도 그 지루함을 모를것 같다.

우리가 외국의 유명 관광지나 아름다운 경치로 소문난 곳을 여행하다 보면...
하루 이틀만 보면 지겨움을 느끼며 바로 집에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것은... 아무리 아름다운 외국의 경치라 할지라도 아마도 한국인의 정서와 맞지 않은
이국에서의 생소한 느낌 때문에 나타나는 존재감의 상실에 따른 심리적 부하현상 때문이니라~

철종과 양순이의 숨길이 고스란히 느껴질 것 같은 아늑한 느낌이 드는 이 바닷가
갯뻘에 발 담그며 히히 호호 정겹게 사랑을 나누며 바라 보았던 그 장소에

지금은 바로 이 카페가 들어섰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 때의 그 풍경도 바로 이리도 황홀했으리라~~

그러나... 맺지 못 할 사랑에 철종과 양순이가 두 손을 꼭 잡고 억장이 무너지는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고했던 장소이기도 했을 것 같은 이조시대 그 모습 그대로인 이 곳에

타임머신을 타고 와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되니 음이온 가득 머금은 시원한 해풍과 함께 잔잔하게 밀려드는 밀물 소리와 겹쳐 마음이 너무도 정겹다.

처연해지는 마음까지 불러 일으키는 아름다운 풍경을 무아의 경지에 이르른 마음으로 감상하다가
문득 내 앞 자리를 보니...

아니??
이게... 누구야??

언제 와 앉았는지...
다소곳한 차림의 꽤 분위기 있어 보이는 딱 내 스타일의 여자가 한명 앉아 있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빈 자리도 많은데 양해도 안구하고 하필이면 왜? 내 앞에 앉았지?

입쁭 여자가 내 앞에 앉으니 은근히 기분도 좋아졌고 양해 같은 거 생략하고 버릇없이 앉으길
아주 잘했다고 생각했다.ㅎㅎ

이 카페에서 내가 앉아있는 자리가 경치를 보기에는 제일 적합한 자리이기 때문에
빈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 자리에 앉았을거라 생각하였다.

곁눈질로 슬금슬금 째려보니...
나이는 잘 가름하기 힘드나 삼십대 중반의 영계처럼 보였으며 요즘 보기 드믄 헤어 스타일인

긴 댕기 머리를 꽈 말아 올려 다소 구식 스타일이긴 했으나 하얀 목덜미의 윤곽이 가늘하게도
드러나 보여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였고 반듯함이 배여있는 용모에 기품마져 우러나와
자꾸만 훔쳐 보게 되는 드믈게 보는 미인이었다.

개량한복을 단아하게 내려 입은 허리께 윤곽이 잘룩하니 드러나 보여 감칠 맛 나는 스타일에
휘~ 두른 치마폭에 궁딩이가 빵빵하게 연상되니 꽤나 육감적인 스타일이기도 했다.

내 앞에 앉은 것에 대해 약간은 미안해 하는 듯...
그녀는 나에게 살포시 목례를 하고는 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려는 듯 창 밖을 응시했다.

바다 끝에 머물은 구름 몇 점 사이로 종일 지지대다 지쳐 형형색갈 내 뿜으며 서쪽바다로 태양이
한참이나 기우니 온 세상을 붉게 물 들인 장엄한 저녁 노을이 온 세상에 펼쳐 지고있다.

이 경치를 보고 누구라도 숙연해진 마음에 넋을 놓고 얼이 빠지지 않는다면 제정신이
아닐수 있으며 또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미쳐버리지 않을 수 없는 기가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이다

아~!! 저 바다...
몇 점의 구름... 노을... 바람 ...낙엽... 밀물 ... 단풍... 너무 아름다워 꿈속을 헤메는 듯 하다.

철종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풍류시인 김병연이가 깊어가는 가을 어느날 대동강 부벽루에 올라 너무도
아름다운 경치에 정신을 잃고 비몽사몽하다가 이 세상 최고의 찬사의 시를 누각에 써 붙일려 하였으나

도저히 형용 할 수 없는 너무도 아름답고 엄숙한 경치에 넋이 빠져 감히 붓을 놀리지 못 했던
김병연의 숙연했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가 있단 말인가??
사실 경치도 경치였지만 은근히 맘이 땡기는 그녀에게 신경이 온통 간 나는 다시 자세를 고쳐잡고

슬금슬금 그녀를 째려 보고 또 보고...
틈만 나면 자꾸 자꾸 째려 봤다

내 시선이 온 몸에 느껴 질때는 교태스럽게도 몸을 배배꼬고 또 나의 음흉한 시선과 마주칠 때 마다
부끄러운 듯 살포시 미소를 짓는 볼에는 보조개가 살짝 져 더욱 이쁘다.

총기를 머금은 듯 반짝반짝 빛나는 두 눈에 온통 붉은 물감을 뒤집어 쓴 듯한 노을 빛이 물드니
발갛게 상기된 그녀의 얼굴이 조화를 이뤄 참으로 아름답다.

워메 ~!! 미티겠당~!!
뭐... 저딴 여자가 내 앞에 다 와 있어?? ㅋㅋ

그래...그녀도 이 엄청나게 아름다운 풍경에...
나와 같은 순수한 마음이 되어 뭔가 가 사무치는 일렁이는 마음이 일었을게다.

이 분위기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신분 여하 나이차를 불문코 누구나 연인 사이가 안되고는
못 배길 분위기니까 그녀도 첨 보는 내 앞에 앉아

마음을 다 뺏긴 듯...
아찌 맘대로 하세요~ ...라는 듯 눈웃음 살살 치고 있지 않은가??ㅎㅎ

호박이 덩쿨 채 굴러 온 느낌이니...이렇게 땡 잡을 수가??ㅎㅎ
전번따는 건 필수고 담 코스까지 쫙~!! 스케줄이 보인다 보여 ㅋㅋ

나이가 정확히 몇살이나 될까??
나 하고 나이 차이가 꽤 되겠지??

에잇~!! 꼭 나이를 알 필요가 뭐 있겠어?? 나중에 자연히 알게 되겠지 ㅎㅎ
그리고... 저정도 영계라도 뭐...충분히 카바 할수 있는 능력 되잖아?? ㅋㅋ

순간 속궁합까지 다 맞춰보고 아직까지 건재한 나의 능력이 자랑스럽게 생각되었고
워메 워메~!! 존거~~!! 를 쏙으로 연발하면서도

한편으로 은근히...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것에 대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고 왠지 뭔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 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카뮤의 이방인에 주인공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고 법정에서 말 하길~
'저 강렬한 태양빛 때문에 이성을 잃었노라' 며 태양빛을 핑개대며 잘못을 인정치 않은 대목이 있는데...

그래 바로 그런거야~
젊은 여자와의 로멘스는 내 잘못이 아니야~

첫째...저 여자가 내 자리로 왔기 때문에 가만 있는 순진한(?) 나의 가슴에 불을 지른 원인제공을 한거고
둘째... 저래 아름다운 경치속에 파묻히면 누구나 앞뒤 안가리고 마음을 놓고 사랑하지 않을수가 없지

그래서 난 잘못이 없는거고 있드라도 모든 게
용서가 되는거얏~!!ㅎㅎ

어설프게도 이방인의 예를 들어가며 내 쪽으로 유리하게 끔 자기 합리화를 시켜가며
지적인 미색의 이 여인을 나의 17번째 애인으로 등록 시켜도 전혀 손색없다는 생각에 이르니 ㅋㅋ

갑자기 콩콩뛰는 가슴이 되어 더욱 그녀를 다정스럽게 째리보며 손을 만질수 있는 거리 만큼
의도적으로 의자를 바짝 그녀 곁으로 땡겼다.

카페 처마의 양철 채양에 반사된 황홀한 노을빛 한 가닥이 내 눈에 그윽히도 들어와 환상과 같은
몸서리치는 희열이 느껴지니...

그래...이 아름다운 대 자연이 온통 신의 영역인데...
감히 인간인 김병연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어??

그져...이런 기막히게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때면 누구나 어설프게 시인 흉내를 낼 뿐이고
그냥 시 한수 읊조릴 마음이 일었을 게지...그랬을 거야~

아마도 내 앞에 앉은 그녀도 내 맘 같아 립스틱 붉게 칠한 이쁜 입술을 쪼물쪼물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멋진 시 한수를 마음 속으로 읊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같은 자리... 같은 분위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은 그녀와 나는 일맥상통하는 마음이 되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재미없지만...사회 문화 경제및 역사 정치에 관한 걸 슬슬 얘기하다가 인간,삶,인생 등을
논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문학을 좋아 한다 하였다.

의외로 투철한 국가관과 객관적인 사리판단이 분명하고 교양머리가 꽉 찬 꽤 든게 있는 여자였고
그 정도의 그녀는 문학이 특기라 하였으니까 적어도 인간과 신의 경지를 논하는 니체 정도는

지금 이 분위기에서 한번 쯤 속으로 읊조렸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대로 수준있는 대화를 계속 하였다간...

무식이 통통튀는 내 본전이 다 나올까봐 은근히 긴장하며 얘기의 방향을 내 특기쪽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려고 노력하였다.

학교 무상급식이 맛있나? 유상급식이 맛있나?를 비교 분석한 학생들 미각적 판단에 대한 실태와
코 골며 낮잠 잘 때 코에 찬물 껸지는 것과 코를 비트는 것과의 치료 효과의 비교 분석에 관한 것과
콜라텍에 콜라 마시러 가는 게 아니라 춤추러 가는 것에 대한 전혀 맞지 않은 상반된 역학관계에 대한...

대화 거리를 그녀의 눈치를 봐 가며 부드러우면서도 은근슬쩍 강력하게 유도 하였으나...

그녀는 별 관심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오로지 나에게만 관심이 있는 듯한 표정을 해가지고
제 마음을 그리도 모르겠냐는 듯 원망스럽고 슬픈 눈빛으로 그윽히도 나를 바라본다.

앗차~!!
이게 아니군아~!!

얼른 눈치 때리고 그렇다면 지금 당장 그녀가 요구하는 게 뭘까? 를 얼른 생각했다.

이 분위기속에 그녀와 나에게 필요 할 것은 뭐...
당근 그것 뿐 아니겠으?? ㅎㅎ

하며 숨겨둔 나의 비장의 비법인 사랑 모드로 대번에 전환시키면서 부드러운 몇마디를 던지며
탁월한 나의 순발력에 내 스스로 경탄하며 음흉한 미소를 또 지어본다 ㅋㅋ

'아~!! 마음이 왠지 허전해 보이는군요~!!
무슨 속 사정이 있으면 다 말해요 내가 그 허전한 마음을 다 채워 줄게요~ '

'그리고 아름다운 눈이 너무 슬퍼 보여요~!!
그렇지만 그 눈으로 나를 봐요~ 곧 슬픔이 희망으로 바뀔거니까요.'

하며 내가 들어도 닭 살 돋는 개 수작을 슬슬 부리기 시작하였다.ㅋㅋ

그러자 분위기 있고 무드있고 격조 높은 내 노력이 통했는지...
응어리졌던 속 얘기를 다 털어 놓을 기회를 잡았는지...

갑자기 그녀가 눈가에 촉촉한 이슬을 보이면서 숨 돌릴 새도 없이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다다닥~!! 물었다.

'아찌는...
사랑을 해보셨나요?
사랑이 달콤하던가요?
아니면 쓰라리던가요?
그 사랑은 영원하던가요?
.
.
.
............ 제가 사랑을 해보니 허무 할 뿐더러 너무도 덧없던데요~'

하며 가슴 아픈 사랑을 해 봤노라고 하며 이내 눈시울이 촉촉해져 왔다.
사랑 모드로 변환한 내 비법이 확실히 통한 것 같아 우선은 안도하며...

확끈히 물어오는 그녀에게 쪼금 더 세상을 오래살은 내가 폼나게 해줄 적당한 사랑의 말이
얼른 생각이 나질 않아 더듬거리며 이렇게 물었다.

'지...지금 ... 니체를 생각했지요?? '

그녀의 눈이 다시 빤짝거렸다.

'여 여~역시 그렇군요...ㅎㅎ
그의 짜라투스트에서 '신은 죽었다' 라고 주장했는데...

오늘 같은 이 멋진 아름다운 경치속에 사무친 분위기에서 본 나의 관점은
신은 죽은 것이 아니라...
'신의 영역에서 인간이 잠시 머무는 것' 일 뿐이라고 강력히 반론하고 싶어요.

이 아름다움을 보세요 이것이 인간의 작품입니까?
그리고 사랑은 덧없다고 했나요??
해 본 사랑이 너무도 쓰라렸군요~
그러나 사랑은 영원한 것 같아요. 순간순간 괴로움도 있겠지만 종국에 가서는 사랑이 모든 걸
포용하고 용서하게 되잖아요.
쓰라린 사랑도 말이죠~
니체가 이곳에 와 봤다면 이 아름다운 경치의 분위기에 사무쳐 그의 주장을 아마도
당장 철회 할 것 같아요.
신은 분명히 살아있다고...'

고개를 간간히 끄덕이며 감동 먹은 표정으로 듣고 있던 그녀에게 단숨에 이렇게 외쳐대고 나니...
나도 웅어리진 맘이 확 풀어진 것 같아 속이 시원했다.

내가 생각해도 평소의 나 답지않게 디게도 말 잘한 것 같아 은근히 괜찮은 기분이었지만...
지금까진 꽤 폼나게 대답해 줬는데 이제 밑천이 다 떨어진 상태인데...더 이상 물어보면 무쉭이 탈로 날 것 같아
고만 물었으면 했다 ㅋㅋ

아름다운 이 풍경 ...이 노을... 이 카페...저 바다...
그리고 내 앞에 초롬히도 앉아 있는 저 아름다운 여인...

이런 분위기라면....저절로 인생이 무엇이고 기다림과 그리움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누구라도 당장 사랑 할 수 밖에 없겠지.

생면부지의 여인과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조금했을 뿐인데도 100년도 더 사귄 다정스런 연인으로
변할 수 있는 이 분위기에 더욱 친근감이 들어

그녀도 나에게 마음을 열어 모든 것을 허락 한 듯 그윽한 눈빛을 보내었고
이제는 자연스레 손을 잡아도 무방하리 많큼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녀도 싫지 않은 몸짓으로 내가 손을 잡아주길 은근히 기다리는 듯이 탁자위에 올려 놓은
보들거릴 것 같은 하얀 손을 꼼지락 거렸다.

까이꺼 ... 아직까진 감당 되는 내 능력에 회심의 미소를 띄며...
콩닥거리는 가슴을 주췌 못하고 눈 지그시 감고...

에레기 모르겠당~!!

덜덜 떨리는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드디어 꼭 잡고 말았다.
흐흐흐... 내 실력이 워뗘?? ㅋㅋ

일거에 점령 당한 그녀는 깜딱 놀라는 척 하며 손을 빼려고 했지만 이내 채념한 듯 보들보들한
손을 내 맡기고 오히려 잔잔한 미소와 함께 수줍어 하며 그윽히도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
한줄기 석양빛이 머무니 너무도 환상적으로 감미롭다.

둘은 아무 말 없이 이렇게 폼나는 자세로 서로를 음미하며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마음을
한동안 느끼며 찐한 다음 행동을 의미심장하게 기대를 걸었다.

손 만지킴을 계속 당하면서 모든 걸 나에게 맡긴 듯 한 그녀는 눈 마져 지그시 감고
아찌가 알아서 하세요~ 하며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이렇게 젊고 이쁜 여자를 내가??
한편으론 은근히 걱정도 되었지만...

워메~~!! 미티겠당~~
이게 왠 떡인고??

를 연발하며 일단은 다소 난이도 높은 다음 수순인 입틀어 막기 비법을 전개 해 나갈 요량으로
의자를 땡기며 그녀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 가자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향긋한 코티분 향기가 코끗을 스치자
절로 군침이 질질 거려 요란한 소리를 내며 꿀떡 꿀떡~~ 삼켰다. ㅋㅋ

아까부터 우리의 다정스런 행동에 샘이 났던지 괜히 할 일 없이 왔다리 갔다리 하며
미지근하게 지폈던 난로도 꺼버리고, 접시를 팍~!! 놓는다 든가, 문을 쎄게 닫는다 든가 하며

불편한 심기를 보인 카페 여주인의 눈치를 보는데 마침 손님 한 팀이 들어와 으슥한 룸에
자리하는 걸 신경쓰느라고 우리에게 관심이 소홀해지는 틈을 타서

기회는 이때닷~!! 하며...
뽀뽀를 시도하려고

그녀의 뽈고족족 상기된 통통한 뽈테기에 개 주딩이 처럼 뾰족하게 해가지고
막 디미는 순간~!! ㅋㅋ

그런데...
그런데...
.
.
.
.
.
.
윽~!!
뭐지??

뭔가가 이상하다.

갑자기 차가운 감촉에 정신이 버쩍 들었다.

눈을 크게 떠 보니...
옆 자리에 그녀는 온데 간데 없다.

아니?? .......
이 여자가 갑자기 어디로 갔지??

주변을 둘러 보아도 그녀는 보이질 않았다.
갑자기 오줌 마려 변소갔나?? ㅎㅎ

찬 기운이 전해져서 인지 덜덜 떨고있는 내 손에는 보들거리는 그녀의 손 대신
식은 커피잔을 꼭 쥐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카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온한 실내 분위기 그대로였고
스피커에서는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ㅎㅎ

이게 뭬야??........................................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마치....일장춘몽, 남가일몽, 한단지몽 같은 허황한 꿈을 꾼 듯 정신이 없다.
실제가 허상인 듯...허상이 실제인 듯...

한참을 어리둥절한 끝에...정신을 차려보니...
그렇군아~~!! 이제 알겠구나~~

그래...
바로 이런거 였어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 되고 보니 이 아름다운 풍경속에서는 누구든지 사랑 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에 푹 파묻힌 내 앞에 철종을 애타게 기다리던 양순이가 나타난 것이다.

카페에서 풍경을 감상하며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마음을 느꼈던 나의 마음과,
그 옛날의 철종(원범이) 역시 바로 이 자리에서 양순이와 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양순이를 사랑했던 옛날의 그 마음이 너무도 같았기에

철종의 사랑하는 마음을 나로 인해 다시 느끼려고 했던지...
행여 기다리던 그리운 님이 온 줄 알았던지...

곱게 단장한 양순이가 찬우물 언덕에서 그 때 당시 눈물로 헤여졌던 장소인 이 갯뻘 앞의 카페에
너무나 흡사했던 그날의 분위기에 이끌리어 단숨에 달려 와 철종 분위기가 났었을 것 같았던 내 앞에 왔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해를 도와도 아직도 분간이 어려워 그 사이를 비몽하니...
나비 한마리가 현실과 꿈의 세계로 넘나 들었다는 장자의 호엽지몽의 상태가 되었구나

아~~ !! 어서 꿈에서 깨어나야 이 사실이 사실인 줄 알 수 있겠군.
황홀한 경치에 빠져 나도 모르게 비몽했으니 이렇게 밖에 해명 할 수 없겠구나~~!!

어서 꿈 깨라 꿈 깨~~!! ㅎㅎ

제 정신을 차리고 덜덜 떠는 손에 잡고 있던 식은 커피잔에
남은 한모금 커피를 와락 마시며

벌떡 일어 난 내 뒤로는..
늦 가을날 저녁 마지막 남은 한 줄기 노을 빛이 저 멀리 바다에 길게 남는다.
--정 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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